35.범지품 梵志品


梵志品者 言行淸白 理學無穢 可稱道士

범지품자 언행청백 이학무예 가칭도사

범지품이란 말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며 이치를 배워 더러움이 없어야 도사(道士)라고 일컬을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1. 截流而道 無欲如梵 知行已盡 是謂梵志
      절류이도 무욕여범 지행이진 시위범지
      애욕의 흐름을 끊어 건느고 욕심이 없어 브라흐마[梵] 같으며
      지어감[行]이  이미 다한 줄 아는 이 그를 범지(구도자)라 이르느니라.


2. 以無二法 淸淨渡淵 諸欲結解 是謂梵志
      이무이법 청정도연 제욕결해 시위범지
      둘이 없는 그 법으로써 맑고 깨끗해 깊은 못을 건느고
      온갖 욕심의 결박이 풀린 사람 그를 범지라 이르느니라.


3. 適彼無彼 彼彼已空 捨離貪婬 是謂梵志
      적피무피 피피이공 사리탐음 시위범지
      어디를 가거나 분별이 없어 이것 저것이 모두 다 비고
      음욕을 탐하는 마음 모두 버린 이 그를 범지라 이르느니라.


4. 思惟無垢 所行不漏 上求不起 是謂梵志
      사유무구 소행불루 상구불기 시위범지
      때[垢]가 없기를 늘 생각하고 행하는 일에 번뇌가 없으며
      더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 이 그를 범지라 이르느니라.


5. 日照於晝 月照於夜 甲兵照軍 禪照道人 佛出天下 照一切冥
      일조어주 월조어야 갑병조군 선조도인 불출천하 조일체명
      해는 낮을 빛내고, 달은 밤을 빛내며 무기는 군사를 빛내고,
      선정은 도인을 빛내 부처님은 이 천하에 나와 모든 어두움을 비추느니라.


6. 非剃爲沙門 稱吉爲梵志 謂能捨衆惡 是則爲道人
      비삭위사문 칭길위범지 위능사중악 시즉위도인
      머리 깎았다고 사문 아니요 좋은 일에 알맞는 것 범지라 하나니
      이른바 온갖 악을 잘 버린 이 그를 도인이라 일컫느니라. 剃 머리깍을 체, 삭


7. 出惡爲梵志 入正爲沙門 棄我衆穢行 是則爲捨家
      출악위범지 입정위사문 기아중예행 시즉위사가
      악에서 나온 이를 범지라 하고 바름[正]에 드는 이를 사문이라 하며
      저의 온갖 더러운 행 잘 버린 이 그를 집 버린 이라 일컫느니라.


8. 若猗於愛 心無所著 已捨已正 是滅衆苦
      약의어애 심무소착 이사이정 시멸중고
      만일 애정이나 욕망에 의한 아무 집착도 마음에 없어
      그것을 버리고 밝아졌으면 그는 온갖 괴로움 없애느니라.


9. 身口與意 淨無過失 能捨三行 是謂梵志
      신구여의 정무과실 능사삼행 시위범지
      몸과 입과 그 뜻이 깨끗하여 아무 허물이 없고
      그 세 가지 행을 잘 버린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10. 若心曉了 佛所說法 觀心自歸 淨於爲水
      약심효료 불소설법 관심자귀 정어위수
      만일 부처님의 말씀한 법을 마음으로 깨달아 환히 알고
      제 마음 관찰하여 스스로 귀의하면 그는 물보다 깨끗하다 하리라. 曉 새벽 효, 훤히알다


11. 非族結髮 名爲梵志 誠行法行 淸白則賢
      비족결발 명위범지 성행법행 청백즉현
      머리를 한데 모아 묶었다 하여 그를 범지라 하지 않나니
      진실한 행과 법다운 행이 맑고 깨끗하면 어진이라 하리라.


12. 飾髮無慧 草依何施 內不離著 外捨何益
      식발무혜 초의하시 내불리착 외사하익
      머리를 꾸미거나 풀옷 입어도 지혜 없으면 아무 이익 없나니
      마음이 집착을 떠나지 못하면 겉으로 버린들 무슨 이익 있으랴.


13. 被服弊惡 躬承法行 閑居思惟 是謂梵志
      피복폐악 궁승법행 한거사유 시위범지
      아무리 더러운 옷 입었다라도 몸소 법의 행을 받들어 가지고
      한가히 있으면서 생각하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14. 佛不敎彼 讚己自稱 如諦不妄 乃爲梵志
      불불교피 찬기자칭 여체불망 내위범지
      스스로 자기를 칭찬하라고 부처님은 그에게 가르치지 않았나니
      진실하여 거짓을 말하지 않아야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15. 絶諸可欲 不婬其志 委棄欲數 是謂梵志
      절제가욕 불음기지 위기욕삭 시위범지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욕심을 끊고 그 뜻을 함부로 놀리지 않으며
      모든 욕망을 거듭해서 버린다면 그를 구도자라 한다.


16. 斷生死河 能忍超度 自覺出塹 是謂梵志
      단생사하 능인초도 자각출참 시위범지
      나고 죽음의 강물을 끊고 잘 참아 구제할 마음을 일으키며
      스스로 깨달아 구덩이를 벗어난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17. 見罵見擊 默受不怒 有忍辱力 是謂梵志
      견매견격 묵수불노 유인욕력 시위범지
      욕설을 듣고 때림을 당하여도 잠자코 받으면서 성내지 않고
      그 욕됨을 참는 힘을 가진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18. 若見侵欺 但念守戒 端身自調 是謂梵志
      약견침기 단념수계 단신자조 시위범지
      남의 침노와 속임을 당하여도 다만 계율을 지키기 생각하며
      몸을 바루어 스스로 다루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19. 心棄惡法 如蛇脫皮 不爲欲汚 是謂梵志
      심기악법 여사탈피 불위욕오 시위범지
      마음의 온갖 나쁜 법을 버리되 뱀이 허물을 벗듯이 하여
      더러운 욕심에 물들지 않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20. 覺生爲苦 從是滅意 能下重擔 是謂梵志
      각생위고 종시멸의 능하중담 시위범지
      삶이란 하나의 괴로움인 것을 깨닫고 그 때문에 온갖 욕망 없애어
      무거운 짐을 내려 놓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21. 解微妙慧 辯道不道 體行上義 是謂梵志
      해미묘혜 변도부도 체행상의 시위범지
      미묘한 지혜를 깨달아 알고 도와 도 아닌 것 잘 분별하여
      훌륭한 이치를 몸으로 행하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22. 棄捐家居 無家之畏 少求寡欲 是謂梵志
      기연가거 무가지외 소구과욕 시위범지
      제가 사는 집을 능히 버리어도 집이 없다는 두려움 없고
      구하는 것과 욕심이 적은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23. 棄放活生 無賊害心 無所요惱 是謂梵志
      기방활생 무적해심 무소요뇌 시위범지
      온갖 살림살이 모두 버리고 남을 해치려는 마음 없으며
      어지러움이나 괴로움 없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24. 避爭不爭 犯而不慍 惡來善待 是謂梵志
      피쟁부쟁 범이불온 악래선대 시위범지
      다툼을 피해 다투지 않고 남이 침노해도 성내지 않으며
      악이 닥쳐와도 선으로 대하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25. 去婬怒癡 憍慢諸惡 如蛇脫皮 是謂梵志
      거음노치 교만제악 여사탈피 시위범지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교만과 그 밖의 모든 악을 버리되
      뱀이 허물을 벗듯이 하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26. 斷絶世事 口無麤言 八道審諦 是謂梵志
      단절세사 구무추언 팔도심제 시위범지
      온갖 세상 일 끊어 버리고 입에는 거칠은 말이 없으며
      여덟 가지 길[八正道]을 밝게 아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麤 거칠 추


27. 世所善惡 修短巨細 無取無與 是謂梵志
      세소선악 수단거세 무취무여 시위범지
      길거나 짧거나 굵거나 이 세상의 온갖 나쁜 일들을
      취(取)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28. 今世行淨 後世無穢 無習無捨 是謂梵志
      금세행정 후세무예 무습무사 시위범지
      이승의 행이 깨끗하므로 저승에서도 더러움 없으리니
      익히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29. 棄身無猗 不誦異言 行甘露滅 是謂梵志
      기신무의 불송이언 행감로멸 시위범지
      몸을 버려 아무 데도 의지하지 않고 외도(外道)의 행을 배우지 않으며
      단 이슬[甘露]의 열반을 행하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30. 於罪與福 兩行永除 無憂無塵 是謂梵志
      어죄여복 양행영제 무우무진 시위범지
      복이나 죄를 함께 뛰어나 두 가지 행을 아주 없애어
      근심도 없고 번뇌도 없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31. 心喜無垢 如月盛滿 謗毁已除 是謂梵志
      심희무구 여월성만 방훼이제 시위범지
      저 뚜렷이 밝은 달처럼 기쁜 마음에 아무 때[垢] 없고
      남의 비방도 헐뜯음도 없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32. 見癡往來 墮塹受苦 欲單渡岸 不好他語 唯滅不起 是謂梵志
      견치왕래 타참수고 욕단도안 불호타어 유멸불기 시위범지
      어리석은 사람 함부로 오가다가 함정에 빠져 고통 받는 것 보고
      오직 저쪽 언덕에 건너려 하면서 남의 말을 좋아해 따르지 않고
      그 어떤 마음도 일으키지 않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33. 已斷恩愛 離家無欲 愛有已盡 是謂梵志
      이단은애 이가무욕 애유이진 시위범지
      은혜와 사랑을 끊어 버리고 집을 떠나 그 어떤 욕십도 없으며
      욕망의 존재가 아주 없어진 사람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34. 離人聚處 不墮天聚 諸聚不歸 是謂梵志
      이인취처 불타천취 제취불귀 시위범지
      사람의 세계도 이미 여의고 하늘 세계에도 떨어지지 않으며
      그 어떤 세계에도 돌아가지 않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35. 棄樂無樂 滅無熅燸 健違諸世 是謂梵志
      기락무락 멸무온유 건위제세 시위범지
      즐거움도 버리고 괴로움도 버리고 모두가 사라지고 불 기운 끊어져
      온갖 세상 일을 씩씩하게 이기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燸 따뜻할 유


36. 所生已訖 死無所趣 覺安無依 是謂梵志
      소생이글 사무소취 각안무의 시위범지
      이승에 태어날 일을 마치고 죽어서도 나아갈 곳 없어서
      의지하는 데 없이 깨닫고 편안한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訖 이를 흘, 이를 글, 마치다


37. 已度五道 莫知所墮 習盡無餘 是謂梵志
      이도오도 막지소타 습진무여 시위범지
      다섯 가지 길을 이미 건너고 태어날 곳을 아무도 모르며
      습기(習氣)가 다해 남음 없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38. 于前于後 乃中無有 無操無捨 是謂梵志
      우전우후 내중무유 무조무사 시위범지
      처음에도 나중에도 또 중간에도 아무 데에나 그의 존재가 없어
      잡을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39. 最雄最勇 能自解度 覺意不動 是謂梵志
      최웅최용 능자해도 각의부동 시위범지
      가장 씩씩하고 가장 용맹스러워 자기를 알아 능히 잘 구제하며
      깨달은 뜻이 흔들리지 않는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40. 自知宿命 本所更來 得要生盡 叡通道玄 明如能默 是謂梵志
      자지숙명 본소갱래 득요생진 예통도현 명여능묵 시위범지
      전생 일 잘 알아 본래 어디서 여기 와 태어난 것 스스로 알고
      다시는 어디서나 태어나지 않게 되어 지혜는 도의 그윽함을 통달하고
      
밝기는 석가모니 부처님과 같은 이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