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사문품 沙門品


沙門品者 訓以正法 弟子受行 得道解淨

사문품자 훈이정법 제사수행 득도해정

사문품이란 바른 법으로 가르치면, 그 제자가 그것을 받들어 행하여
도를 얻으면 알음이 깨끗하게 됨을 말하는 것이다.


1. 端目耳鼻口 身意常守正 比丘行如是 可以免衆苦
      단목이비구 신의상수정 비구행여시 가이면중고
      눈, 귀, 코, 입을 단정히 하고 몸과 뜻으로 항상 바른 것을 지키어라.
      비구가 만일 이렇게 행하면 그로써 온갖 괴로움 면할 수 있으리라.


2. 手足莫妄犯 節言愼所行 常內樂定意 守一行寂然
      수족막망범 절언신소행 상내락정의 수일행적연
      손과 발로 망녕되이 죄를 범하지 않고 말을 적게하고 행을 조심하며
      마음이 항상 선정을 즐겨하면 하나를 지켜 언제나 고요하리.


3. 學當守口 寡言安徐 法義爲定 言必柔軟
      학당수구 과언안서 법의위정 언필유연
      언제나 입을 지키기를 공부하고 말이 너그럽고 행동이 조용하면
      법다운 이치 그 때문에 정해지고 말은 반드시 부드럽고 고우리라.


4. 樂法欲法 思惟安法 比丘依法 正而不費
      낙법욕법 사유안법 비구의법 정이불비
      법을 즐겨해 가지려 하고 법을 생각해 거기에 편안하라.
      비구가 언제나 법을 의지할 때는 그 삶은 바르고 힘들지 않으리라.


5. 學無求利 無愛他行 比丘好他 不得定意
      학무구리 무애타행 비구호타 부득정의
      이익 구하기를 배우지 말고 잡된 다른 행을 좋아하지 말라.
      비구가 만일 잡된 일 좋아하면 고요한 마음을 얻지 못하리라.


6. 比丘少取 以得無積 天人所譽 生淨無穢
      비구소취 이득무적 천인소예 생정무예
      비구가 물건을 적게 가지어 그것을 많이 쌓아 두지 않으면
      하늘과 사람의 칭찬을 받고 그 삶은 조촐하여 더러움 없으리라.


7. 比丘爲慈 愛敬佛敎 深入止觀 滅行乃安
      비구위자 애경불교 심입지관 멸행내안
      비구가 항상 자비를 행하고 부처님 교훈을 좋아하고 공경하며
      그침[止]과 관(觀)에 깊이 들어가 행을 없애면 이내 편안하리라.


8. 一切名色 非有莫惑 不近不憂 乃爲比丘
      일체명색 비유막혹 불근불우 내위비구
      그 어떠한 이름이나 빛깔에도 조금도 홀리어 빠지지 말라.
      그것을 가까이 하지않아 근심하지 않으면 그야 말로 비구라 할 수 있으리.


9. 比丘扈船 中虛則輕 除婬怒癡 是爲泥洹
      비구호선 중허즉경 제음노치 시위니원
      비구여, 배 안의 물을 퍼 내어라. 속이 비면 배가 가벼워지리니
      그와 같이 음욕, 성냄, 어리석음 버리면 그것이 바로 열반이 되리라.


10. 捨五斷五 思惟五根 能分別五 乃渡河淵
      사오단오 사유오근 능분별오 내도하연
      다섯 가지 버리고 다섯 가지 끊고 다섯 가지 뿌리를 잘 생각하면
      그리고 다섯 가지 잘 분별하면 그 때에는 깊은 강을 건너게 되리.


11. 禪無放逸 莫爲欲亂 不呑鎔銅 自惱憔形
      선무방일 막위욕란 불탄용동 자뇌초형
      선정을 닦고 방일하지 말고 탐욕에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며
      끓는 구리쇠물을 마심으로써 몸을 태워 스스로 괴로워 하지 말라.


12. 無禪不智 無智不禪 道從禪智 得至泥洹
      무선부지 무지불선 도종선지 득지니원
      선정이 없으면 지혜로울 수 없고 지혜 없으면 선정을 닦을 수 없다.
      도는 선정과 지혜를 따르나니 거기서 비로소 열반에 이르리라.


13. 當學入空 靜居止意 樂獨屛處 一心觀法
      당학입공 정거지의 낙독병처 일심관법
      언제나 공(空)에 들기를 공부하여 고요히 살면서 마음을 쉬고
      그윽한 곳에 혼자 있기 즐겨하여 한 마음으로 법을 관찰할지니라.


14. 常制五陰 伏意如水 淸淨和悅 爲甘露味
      상제오음 복의여수 청정화열 위감로미
      항상 다섯 가지 감관을 억제하고 뜻을 항복 받기 물처럼 하여
      맑고 깨끗하며 부드럽고 즐겁기 마치 단 이슬[甘露]맛 같이 되라.


15. 不受所有 爲慧比丘 攝根知足 戒律悉持
      불수소유 위혜비구 섭근지족 제율실지
      남의 물건을 받지 않으면 그를 지혜로운 비구라 하나니
      감관을 단속해 만족할 줄을 알고 온갖 계율을 받들어 가져라.


16. 生當行淨 求善師友 智者成人 度苦致喜
      생당행정 구선사우 지자성인 도고치희
      나서부터 항상 깨끗이 행하고 착한 스승과 벗을 구하라.
      그런 지혜로운 사람은 어른이 되면 괴로움을 벗어나 기쁨을 이루리라.


17. 如衛師華 熟如自墮 釋婬怒癡 生死自解
      여위사화 숙여자타 석음노치 생사자해
      마치 저 위사화(衛師華)가 익으면 스스로 떨어지는 것처럼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녹이면 나고 죽음이 저절로 풀리리라.


18. 止身止言 心守玄默 比丘棄世 是爲受寂
      지신지언 심수현묵 비구기세 시위수적
      몸을 억제하고 말을 그치고 마음은 고요히 침묵을 지켜라.
      비구가 온갖 세상 일을 버리면 그는 고요한 즐거움 받으리라.


19. 當自勅身 內與心爭 護身念諦 比丘惟安
      당자칙신 내여심쟁 호신염체 비구유안
      항상 스스로 그 몸을 경계하고 안으로 나쁜 미음과 다투면서
      몸을 단속하여 진리를 생각하면 그 비구는 언제나 편하리라.
      勅 칙서 칙, 경계하다


20. 我自爲我 計無有我 故當損我 調乃爲賢
      아자위아 계무유아 고당손아 조내위현
      나는 스스로 <나>가 되었지마는 <나>는 있지 않다고 헤아려야 한다.
      그러므로 항상 나를 없애어 길들이는 이를 어질다 한다.


21. 喜在佛敎 可以多喜 至到寂寞 行滅永安
      희재불교 가이다희 지도적막 행멸영안
      기쁨이 부처님의 가르침에 있으면 그 기쁨은 많다 하나니
      아주 고요함에 이르게 되면 행이 사라져 영원히 편안하리.


22. 儻有少行 應佛敎戒 此照世間 如日無瞖
      당유소행 응불교계 차조세간 여일무예
      혹 조그만 행이 있을지라도 그것이 부처님의 계율에 합하면
      그것은 이 세상을 밝게 비추기를 마치 해에 흐림이 없는 것 같으리.
      儻 빼어날 당, 만일. 瞖 흐릴 예


23. 棄慢無餘橋 蓮華水生淨 學能捨此彼 知是勝於故
      기만무여교 연화수생정 학능사차피 지시승어고
      잘난체 함을 버려 남은 교만이 없어 물에 난 연꽃이 깨끗한 것 같고
      이것 저것 가리는 구별을 버리기 배우면 그는 본래보다 훌륭한 줄 알리라.


24. 割愛無戀慕 不受如蓮華 比丘渡河流 勝欲明於故
      할애무연모 불수여연화 비구도하류 승욕명어고
      애욕을 끊어 그리워함이 없어 연꽃이 더러움을 받지 않는 것 같나니
      그 비구는 애욕의 강물을 건너고는 그것을 이겨 그 근본을 밝히려 하네.


25. 截流自恃 折心却欲 仁不割欲 一意猶走
      절류자시 절심각욕 인불할욕 일의유주
      애욕의 흐름 끊었다 스스로 믿고 마음을 보내고 욕심을 물리쳐도
      진실로 탐욕을 끊지 못하면 한 뜻은 오히려 내닫느니라.


26. 爲之爲之 必强自制 捨家而懈 意猶復染
      위지위지 필강자제 사가이해 의유부염
      기어코 스스로 굳세게 억제하여 이것을 하리라고 꾸준히 나아가라.
      비록 집을 버렸으나 여전히 게으르면 그 뜻은 다시 물들게 되느니라.


27. 行懈緩者 勞意弗除 非淨梵行 焉致大寶
      행해완자 노의불제 비정범행 언지대보
      게으르고 느리게 행하는 사람은 수고롭다는 생각 버리지 못하나니
      깨끗한 범행(梵行)을 행하지 않고 어떻게 큰 보배 이룰 수 있으리.


28. 沙門何行 如意不禁 步步著粘 但隨思走
      사문하행 여의불금 보보착점 단수사주
      사문으로서 어디를 행하든지 만일 그 뜻을 걷잡지 못하면
      걸음걸음마다 그것이 달라붙어 다만 그 생각 따라 달리게 되리.


29. 袈裟披肩 爲惡不損 行惡者死 斯墮惡道
      가사피견 위악불손 생악자사 사타악도
      가사를 어깨에 걸쳐 입고서 나쁜 짓 행하여 버리지 못하면
      그는 온갖 악을 행하는 사람 마침내 나쁜 길에 떨어지리라.


30. 不調難誡 如風枯樹 作自爲身 曷不精進
      부조난계 여풍고수 작자위신 갈부정진
      길들지 않은 것 경계하기 어렵나니 바람이 나무를 말리는 것 같네.
      하는 일은 제 몸에 위하는 것이어니 어찌하여 부지런히 노력하지 않으랴.


31. 息心非剔 慢이無戒 捨貪思道 乃應息心
      식심비척 만이무계 사탐사도 내응식심
      마음을 쉬는 것은 머리 깎기 아니요, 교만하고 방탕하면 계율이 아니거니
      탐욕을 버리고 도를 생각하여야 비로소 쉬는 마음에 알맞느니라.
      剔 깍을 체


32. 息心非剔 放逸無信 能滅衆苦 爲上沙門
      식심비척 방일무신 능멸중고 위상사문
      마음을 쉬는 것은 머리 깎기 아니요, 멋대로 방일하면 믿음이 없으리니
      온갖 괴로움을 모두 잘 없애어야 훌륭한 사문이라 할 수 있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