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마니구멍의 비유 摩尼水竇喩


昔有一人與他婦通, 交通未竟, 夫從外來, 卽便覺之, 住於門外, 伺其出時, 便欲殺害.

옛날 어떤 사람이 남의 아내와 정을 통하고 있었다. 아직 일을 마치기 전에 그 남편이 밖에서 오다가 그것을 알고, 문 밖에 서서 그가 나오기를 기다려 죽이려고 하였다. * 伺 엿볼 사, 노리다

婦語人言:『我夫已覺, 更無出處. 唯有摩尼, 可以得出.』<摩尼者齊云水竇孔也>

부인은 그 사람에게 말하였다. “우리 남편이 이미 알고 있어 따로 나갈 때가 없습니다. 오직 저 ‘마니(수채구멍)’로만 나갈 수 있습니다.” * 竇 구멍 두

欲令其人從水竇出其人錯解, 謂摩尼珠所在求覓而不知處.

그러나 그 사람은 그 ‘마니’를 ‘마니주(摩尼珠)’로 잘못 알고 마니주를 찾았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卽作是言:『不見摩尼珠, 我終不去.』須臾之閒, 爲其所殺.

그리하여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마니주를 찾지 못하면 나는 결코 나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가 그만 그 남편에게 붙잡혀 죽고 말았다.

凡夫之人亦復如是. 有人語言:

세상의 어리석은 범부들도 그와 같다.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生死之中, 無常、苦、空、無我, 離斷常二邊, 處於中道, 於此中過, 可得解脫.』

“나고 죽는 동안은 언제나 덧없음과 괴로움과 공(空)과 ‘나’ 없음이 있다. 거기서 ‘있다, 없다.’의 두 가지 치우친 견해를 떠나서 중도(中道)에 살면서 그것을 지나야만 해탈을 얻을 수 있다.”

凡夫錯解, 便求世界有邊無邊, 及以衆生有我無我, 竟不能觀中道之理, 忽然命終, 爲於無常之所殺害, 墮三惡道.

범부들은 그 말을 잘못 해석하여, ‘세계는 한정이 있는가 한정이 없는가?’, ‘중생은 나가 있는가? 나가 없는가?’라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마침내 중도의 이치를 보지 못하고 갑자기 덧없이 죽어, 세 갈래 나쁜 길에 떨어진다.

如彼愚人, 推求摩尼, 爲他所害.

그것은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마니’를 찾다가 남에게 붙잡혀 죽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