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없는 물건을 청한 사람 索無物喩


昔有二人道中共行, 見有一人將胡麻車在嶮路中, 不能得前.

옛날 두 사람이 함께 길을 가다가 어떤 사람이 깨를 실은 수레를 끌고 험한 길을 가려고 고생하는 모습을 보았다.

時,將車者語彼二人:『佐我推車,出此嶮路.』

그때 그 수레꾼은 이들에게 말하였다. “나를 도와 이 수레를 밀어 험한 길을 벗어나게 해 주시오.”

二人答言:『與我何物』將車者言『無物與汝.』

그들은 대답하였다. “그러면 우리에게 무엇을 주겠소?” 수레꾼은 말하였다. “없는 물건을 그대들에게 주리라.”

時,此二人卽佐推車, 至於平地, 語將車人言:『與我物來.』

두 사람은 그를 도와 수레를 밀고 평지에 나와 수레꾼에게 말하였다. “우리에게 줄 물건을 가져 오시오.”

答言:『無物.』又復語言:『與我無物.』

수레꾼은 대답하였다. “물건이 없소.” 두 사람 중의 한 사람이 다시 말하였다. “그 없는 물건을 가져 오시오.”

二人之中, 其一人者含笑而言:『彼不肯與, 何足爲愁?』

다른 한 사람이 웃음을 머금고 말하였다. “저 사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 걱정할 것이 없소.”

其人答言:『與我無物, 必應有無物.』

그러나 또 한 사람은 수레꾼에게 말하였다. “우리에게 없는 물건을 가져 오시오. 반드시 없는 물건이 있을 것이오.”

其一人言:『無物者二字共合, 是爲假名, 世俗凡夫, 若無物者, 便生無所有處.』

한 사람은 말하였다. “없는 물건[無物]이라는 이 두 글자를 한 데 모으면 그것을 거짓 이름[假名]이라 한다. 세속의 범부들은 만일 ‘없는 물건’이라 하면 곧 ‘아무것도 없는 경계[無所有處]’라고 안다.”

第二人言:『無物者, 卽是無相、無願、無作.』

또 한 사람은 말하였다. “없는 물건이란 바로 없는 모양[無相], 없는 원[無願], 없는 지음[無作]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