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석밀을 달이는 사람 煮黑石蜜漿喻


昔有愚人煮黑石蜜,

옛날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검은 석밀(石蜜)장을 불 위에 얹어 놓고 달이고 있었다. * 煮 삶을 자. 石蜜 = 석청(石淸)

有一富人來至其家。時此愚人便作是念:「我今當取黑石蜜漿與此富人。」

때마침 어떤 부자가 그 집에 이르렀다. 그러자 그 어리석은 사람은 ‘나는 이 석밀장을 이 부자에게 주리라’고 생각했다.

卽著少水用置火中。卽於火上以扇扇之 望得使冷。

그리하여 불 속에 물을 조금 떨어뜨리고 부채로 불 위를 부치면서 석밀장이 식어지기를 기다렸다. * 扇 부채 선, 부채질하다

傍人語言:「下不止火,扇之不已云何得冷?」

옆에 있던 사람이 말하였다. “밑불이 꺼지지 않았는데, 부채로 부친다고 식겠는가.”

爾時人衆悉皆嗤笑。其猶外道不滅煩惱熾然之火,

그때 사람들은 모두 비웃었다. 그것은 마치 외도가 왕성한 번뇌의 불을 끌 수 없는 것과 같다.

少作苦行臥蕀刺上,五熱炙身而望淸凉寂靜之道,終無是處,徒爲智者之所怪笑,受苦現在殃流來劫。

곧 얼마간의 고행을 행하며 때론 가시덤불 위에 눕거나 혹은 다섯 가지 불로 몸을 지지면서 맑고 시원하며 고요한 도를 구하더라도 끝내 그것은 한갓 지혜로운 이의 비웃음을 받을 뿐 현재의 괴로움을 미래로 돌려보내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