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해례_制字解

 


훈민정음 해례
制字解 (14469상한)
天地之道 一陰陽五行而已
천지 자연(우주만물)의 원리는 오로지 음양 오행일 뿐이다.

坤復之間爲太極 而動靜之後爲陰陽
곤(坤)과 복(復)의 사이에서 태극이 생겨나서 (태극이) 움직이고, 멈춘 후에 음양이 생겨나는 것이다.

凡有生類在天地之間者 捨陰陽而何之
무릇 목숨을 가진 무리들로 하늘과 땅의 사이에 있는 것들은 음양을 버리고 어떻게 할 것인가? (따라서, 음양이 가장 중요하다)

故人之聲音 皆有陰陽之理 顧人不察耳
그러므로, 사람의 소리는 모두 음양의 이치가 있는데, 사람들이 살펴서 깨닫지 못한 것일 뿐이다.

今正音之作 初非智營而力索
이제 훈민정음을 만드는 것은
처음부터 슬기로 마련하고, 애써서 찾은 것이 아니라.

但因其聲音而極其理而已
다만 그 (원래에 있는)성음(의 원리)을 바탕으로 이치를 다한 것 뿐이다.

理旣不二 則何得不與天地鬼神同其用也
(음양의) 이치가 이미 둘이 아니니 어찌 천지 자연, (변화를 주관하는) 귀신과 그 사용을 같이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正音二十八字 各象其形而制之
훈민정음 이십 여덟자는 각각 그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다.

初聲凡十七字
초성은 모두 열 일곱자다.

牙音ㄱ 象舌根閉喉之形
아음(어금니 소리) 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을 본뜨고,
설음(혓 소리) ㄴ은 혀(끝)가 윗 잇몸에 붙는 모양을 본뜨고,

脣音ㅁ 象口形
순음(입술소리) ㅁ은 입모양을 본뜨고,

齒音ㅅ 象齒形
치음(잇 소리) ㅅ은 이빨 모양을 본뜨고,

喉音o 象喉形
후음(목구멍 소리) ㅇ은 목구멍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ㅋ比ㄱ 聲出稍  故加劃
ㅋ은 ㄱ에 비하여 소리나는게 세게 나는 까닭으로 획을 더하였다.

ㄴ而ㄷ ㄷ而ㅌ ㅁ而ㅂ ㅂ而ㅍ ㅅ而ㅈ ㅈ而ㅊ o而ㆆ ㆆ而ㅎ
ㄴ에서 ㄷ, ㄷ에서 ㅌ, ㅁ에서 ㅂ,
ㅂ에서 ㅍ, ㅅ에서 ㅈ, ㅈ에서 ㅊ,
ㅇ에서 ㆆ, ㆆ에서 ㅎ으로


其因聲加劃之義皆同
그 소리(의 세기)를 바탕으로 획은 더한 뜻은 모두 같다.

而唯ㆁ爲異
그러나, 오직 ㆁ이 된 것은 다르다.

半舌音ㄹ 半齒音ㅿ 亦象舌齒之形而異其體 無加劃之義焉
반설음 ㄹ과 반치음 ㅿ 역시 혀와 이의 모양을 본떠서 그 모양을 달리했지만, 획을 더한 의미는 없다.

夫人之有聲本於五行
무릇 사람이 소리(말소리)를 내는 것은 오행에 근본이 있는 것이므로

4계절에 어울려 보아도 어그러짐이 없고, 오음(궁상각치우)에 맞춰보아도 틀리지 않는다.
(이후의 설명은 아설순치후의 순서가 아니라 발음기관의 가장 안쪽인 목구멍부터 바깥쪽으로 순서대로 설명함)

喉邃而潤 水也
목구멍은 (입안의) 깊은 곳에 있고, 젖어 있으니 (오행으로 보면) 물(水)이다.

聲虛而通 如水之虛明而流通也
소리는 허하고 통하여, 물이 맑아 훤히 들여다 보이고, 두루 통하는 것과 같다.

於時爲冬 於音爲羽
4계절로는 겨울에 속하고, 5음으로는 우(羽)음에 속한다.

牙錯而長 木也
어금니는 어긋나고 길어서, 오행의 나무(木)에 해당한다.

聲似喉而實 如木之生於水而有形也
어금니 소리는 목구멍 소리와 비슷해도 실하기 때문에 나무가 물에서 생겨나지만 형체가 있는 것과 같다.

於時爲春 於音爲角
4계절로는 봄에 속하고, 5음으로는 각(角)음에 속한다.

舌銳而動 火也
혀는 날카롭고 움직여서 오행의 불(火)에 해당한다.

혀 소리가 구르고 날리는 것은 불이 이글거리며 활활 타오르는 것과 같다.
於時爲夏 於音爲徵
4계절로는 여름에 속하고, 5음으로는 치(徵)음에 속한다.

齒剛而斷 金也
이는 단단하고 (무엇을) 끊으니 오행의 쇠(金)에 해당한다.

聲屑而滯 如金之屑쇄而鍛成也
이 소리가 부스러지고 걸리는 것은 쇠가루가 단련되어 쇠를 이루는 것과 같다.

於時爲秋 於音爲商
4계절로는 가을에 속하고, 5음으로는 상(商)음에 속한다.

脣方而合 土也
입술은 모나지만 합해지므로 오행의 흙(土)에 해당한다.

聲含而廣 如土之含蓄萬物而廣大也
입술 소리가 머금고 넓은 것은 흙이 만물을 감싸고 넓은 것과 같다.

於時爲季夏 於音爲宮
4계절로는 늦여름에 속하고, 5음으로는 궁(宮)음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