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해례본_4

 


然水乃生物之源 火乃成物之用 故五行之中 水火爲大
그러나, 물은 (모든)생물의 근원이요 불은 (모든)생물을 이루는데 쓰이기 때문에, 오행가운데 물과 불이 가장 중요하다.

喉乃出聲之門 舌乃辨聲之管 故五音之中 喉舌爲主也
목구멍은 소리를 내는 문이요, 혀는 소리를 구별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오음(아설순치후) 가운데 후음과 설음이 주가 된다.
喉居後而牙次之 北東之位也
목구멍은 뒤에 있고, 어금니는 그 다음이므로 목구멍 소리는 북쪽, 어금니 소리는 동쪽이다.

舌齒又次之 南西之位也
혀와 이가 그 다음이므로, 혓 소리는 남쪽, 잇 소리는 서쪽이다.

脣居末 土無定位而寄旺四季之義也
입술은 맨 끝에 있으니 흙은 일정한 방위없이 (북동남서쪽에) 붙어서 4계절(후, 아, 설, 치음)을 왕성하게 한다는 뜻이다.

是則初聲之中 自有陰陽五行方位之數也
이런즉, 초성 가운데는 스스로 음양 오행 방위의 수가 있다.

又以聲音淸濁而言之
또 성음의 청탁으로 말할 것 같으면,

ㄱㄷㅂㅈㅅㆆ 爲全淸
ㄱㄷㅂㅈㅅㆆ는 전청이 되고,

ㅋㅌㅍㅊㅎ 爲次淸
ㅋㅌㅍㅊㅎ는 차청이 되고

ㄲㄸㅃㅉㅆㆅ 爲全濁
ㄲㄸㅃㅉㅆㆅ는 전탁이 되고,

ㆁㄴㅁoㄹㅿ 爲不淸不濁
ㆁㄴㅁoㄹㅿ는 불청불탁이 된다.

ㄴㅁㅇ 其聲最不勵  故次序雖在於後 而象形制字則爲之始
ㄴㅁㅇ은 그 소리가 가장 거세지 않은 까닭으로 차례는 비록 뒤에 있지만 모양을 본떠서 글자를 만드는 기본으로 삼았다.

ㅅㅈ雖皆爲全淸 而ㅅ比ㅈ 聲不勵 故亦爲制字之始
ㅅㅈ은 비록 모두 전청자이지만, ㅅ이 ㅈ에 비하여 소리가 거세지 않은 까닭으로 (ㅅ을 치음) 글자 만드는 기본으로 삼았다.

唯牙之ㆁ 雖舌根閉喉聲氣出鼻
다만, 어금니 소리(아음)의 ㆁ은 비록 혀뿌리가 후두를 막아 소리의 기운이 코로 나오지만,


而其聲與o相似 故韻書疑與喩多相混用
그 소리가 ㅇ과 비슷하여 운서에서도 ㆁ가 초성인 의(疑)자와 ㅇ이 초성인 유(喩)자가 자주 서로 섞여 사용된다.

今亦取象於喉 而不爲牙音制字之始
(따라서) 지금 (ㆁ자를) 목구멍에서 본떠 만들었으나, 어금니 소리의 글자를 만드는 기본으로 삼지 않은 것은

盖喉屬水而牙屬木 ㆁ雖在牙而與o相似 猶木之萌芽生於水而柔軟 尙多水氣也
대개 목구멍은 물(오행의 水)에 속하고, 어금니는 나무(오행의 木)에 속하여 ㆁ은 비록 아음이지만, ㅇ과 비슷하여 마치 나무의 싹이 물에서 나지만 부드러워서 오히려 물기운이 많음과 같기 때문이다.

ㄱ木之成質 ㄱ은 나무가 바탕을 이룬 것이요,
ㅋ木之盛長 ㅋ은 나무가 성장한 것이요,
ㄲ木之老壯 ㄲ은 나무가 나이들어 씩씩하게 된것이니
故至此乃皆取象於牙也 여기까지 모두 어금니에서 모양을 취한 것이다.

全淸幷書則爲全濁 전청자를 나란히 쓰면 전탁자가 되는것은

以其全淸之聲凝則爲全濁也 전청소리가 엉기면 전탁이 되기 때문이다.

唯喉音次淸爲全濁者 오직 후음의 차청인 ㅎ이 (나란히 써서) 전탁자가 되는 것은
盖以ㆆ聲深不爲之凝 대개 ㆆ은 소리가 깊어서 엉기지 않고
ㅎ比ㆆ聲淺 故凝而爲全濁也 ㅎ은 ㆆ에 비해 소리가 얕아서 엉기고, 전탁이 되는 것이다.

ㅇ連書脣音之下 則爲脣輕音者 ㅇ을 입술 소리 아래에 이어쓰면 순경음이 되는 것은

以輕音脣乍合而喉聲多也
가벼운 소리로써 입술이 잠깐 닿기 때문에 (잠깐 닿았다가 입술을 떼기 때문에) 목구멍 소리가 많기 때문이다.

中聲凡十一字
중성은 모두 11자이다.

ㆍ舌縮而聲深 天開於子也
ㆍ는 혀가 오그라져 소리가 깊으니 하늘이 子時에 열린 것과 같이 맨 먼저 만들어졌다

形之圓 象乎天地
둥근 모양은 하늘을 본떴다
ㅡ舌小縮而聲不深不淺 地闢於丑也 形之平 象乎地也
ㅡ는 혀가 조금 오그라져 소리가 깊지도 얕지도 않으니 땅이 丑時에 열린 것처럼 2번째로 만들어졌다 평평한 모양은 땅을 본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