廣興寺。광흥사

退溪先生 : 광흥사

鶴駕山來自太白。而屹然雄峙於安東之西醴泉之東。

학가산래자태백。이흘연웅치어안동지서례천지동。

학가산은 태백산으로부터 달려와 안동의 서녘 예천 동편에 우뚝 솟아,

北臨榮川。南控豐山。衆山之散漫諸邑境者。盡如培塿。

북림영천。남공풍산。중산지산만제읍경자。진여배루。

북으로 영천을 굽어보고 남으로는 풍산에 버티었으며, 뭇 산들이 여러 고을의 경계에 산만하게 흩어져 있는 것이 모두 작은 언덕처럼 보인다.

平生環行諸境。到處山輒入望。每不勝其盪胸決眥之興。

평생환행제경。도처산첩입망。매불승기탕흉결자지흥。

평생 여러 고을 경계를 맴돌았을 제, 이르는 곳마다 산이 문득 눈에 들어와 매번 탕흉결자(가슴 속을 씻어내고 눈을 크게 뜸)의 흥취를 이기지 못하였다.

今幸來廣興寺。寺在山脚第一洞。正可因遂登陟。而病縶世故。

금행래광흥사。사재산각제일동。정가인수등척。이병집세고。

이제 다행히 광흥사에 와 보니 이 절이 산 밑 첫 동네에 있어 가히 곧장 오를 수 있었으나 병에 얽매이고 세고에 쪼들려

顰呻東院中。可歎也已。

빈신동원중。가탄야이。

동편 선원 속에 신음하고 있으니 가히 탄식할 일이로다.

間令寺僧。談山上諸寺。曠望絶致。以洗病鬱。

간령사승。담산상제사。광망절치。이세병울。

틈이 나기에 절의 스님과 산 위의 여러 절을 이야기하며 멀리 절경을 바라보니 병고의 답답함을 씻어내고

仍書一絶。以識恨云。

잉서일절。이식한운。

이내 글 한 소절을 써서 한스러운 일을 기록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