偶吟二絶

退溪先生文集卷之四

野人不慣大鼎食

큰 솥에 지은 음식 야인에겐 낯설어

야인불관대정식

公館能令增百疾

관사에 머무르면 온갖 병이 더치네.

공관능령증백질

廣興東院靜且深

광흥사 동편 정자 깊고도 고요하니

광흥동원정차심

翛然一味如禪悅

한결같이 마음 가벼워 해탈한 듯하도다.

소연일미여선열

平生磨驢環鶴山

한평생 학가산을 나귀처럼 맴돌더니

평생마려환학산

今臥山根登陟艱

이제 산 밑에 누워 높은 곳 못 오르네.

금와산근등척간

安得一躡飛雲履

어떡하면 날아다니는 구름을 밟고 올라

안득일섭비운리

爛熳衆皺高眼看

난만히 주름진 뭇 산천을 내려다볼꼬.

란만중추고안간

    * 翛然소연 : 빨리 가는 모양. 사물에 억매이지 않는 모양
    * 艱 : 어려울 간, 躡 : 밟을 섭, 履 : 신 리, 밟을 리. 皺 : 주름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