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왕의 수염 깎기를 택한 사람 願爲王剃鬚喩


昔者,有王有一親信於軍陣中, 沒命救王使得安全.

옛날 어떤 왕이 믿을 만한 신하를 두었다. 그는 전장에서 목숨을 돌아보지 않고 왕을 구하여 안전하게 하였다.

王大歡喜, 與其所願, 卽便問言:『汝何所求, 恣汝所欲?』

왕은 매우 기뻐하여 그의 소원을 들어주려고 그에게 물었다. “너는 무엇을 구하는가?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

臣便答言:『王剃鬚時, 願聽我剃.』王言:『此事若適汝意, 聽汝所願.』

신하는 대답하였다. “왕께서 수염을 깎으실 때 나를 시켜 깎도록 해 주소서.” 왕은 말했다. “그 일이 네 마음에 맞는다면 원대로 들어주리라.”

如此愚人, 世人所笑:『半國之治, 大臣輔相, 悉皆可得, 乃求賤業.』

이 어리석은 사람을 세상 사람들은 모두 비웃으면서 말했다. “나라의 반을 다스리는 대신이나 재상 자리도 얻을 수 있었는데, 구태여 천한 업을 구하였다.”

愚人亦爾. 諸、佛於無量劫, 難行、苦行自致成佛.

어리석은 사람들도 그와 같다. 모든 부처님께서 한량없는 겁 동안 어려운 행과 괴로움 행을 겪은 뒤 스스로 부처가 되신 것이다.

若得遇佛及値遺法, 人身難得, 譬如盲龜値浮木孔, 此二難値.

그러므로 혹 부처님을 만나거나 부처님이 남긴 법을 만날 수 있더라도 사람의 몸을 얻기는 어렵다.그것은 마치 눈 먼 거북이가 떠도는 나무 구멍을 만나는 것과 같다.

今已遭遇, 然其意劣, 奉持少戒, 便以爲足, 不求涅槃勝妙法也.

이 만나기 어려운 두 가지를 이제 우리가 만났지만 그 뜻이 용렬하여 조그만 계율을 받들어 가지고는 곧 족하다 생각하고, 열반의 훌륭하고 묘한 법을 구하지 않는다.

無心進求, 自行邪事, 便以爲足.

그리하여 더 나아가 구할 마음이 없이 스스로 삿된 일을 행하면서 곧 만족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