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이백 리 길을 백이십 리로 줄여 준 임금 送美水喻


昔有一聚落,去王城五由旬,村中有好美水。王敕村人,常使日日送其美水,

옛날 어떤 동네가 있었다. 그 동네는 왕성에서 200리 가량 떨어져 있었다. 그 동네에는 맛난 물이 있었다. 왕은 동네 사람들에게 명령하여 날마다 그 물을 왕성으로 보내도록 하였다.

村人疲苦,悉欲移避遠此村去。

동네 사람들은 몹시 괴로워하며 모두 차라리 그 곳을 피해 멀리 떠나려 하였다.

時彼村主語諸人言:「汝等莫去!我當爲汝白王,改五由旬作三由旬,使汝得近往來不疲。」

그때 마을의 촌장은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떠나지 말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왕에게 아뢰어, 200리를 120리로 고쳐 너희들이 다니기 쉽게 하여 고단하지 않게 하리라.”

卽往白王,王爲改之作三由旬,衆人聞已便大歡喜。

그는 곧 왕에게 아뢰었다. 왕은 촌장의 청대로 200리를 120리로 고쳤다. 사람들은 그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뻐했다.

有人語言:「此故是本五由旬,更無有異。」

어떤 사람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그렇지만 그것은 여전히 본래의 200리에서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雖聞此言,信王語故終不肯捨。

그러나 그들은 이 말을 듣고는 왕의 말을 믿었기 때문에 끝내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世間之人亦復如是,修行正法度於五道向涅槃城,心生厭惓,便欲捨離,頓駕生死不能復進。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다. 바른 법을 닦아 행하고 다섯 가지 나쁜 길을 건너 깨달음을 향하다가 마음에 싫증을 내어 곧 그것을 버리고 이내 생사의 멍에를 지고 다시 나아가지 못한다. * 惓 싫증날 권. 駕 멍에 가

如來法王有大方便,於一乘法分別說三,

법의 왕인 부처님께서는 큰 방편으로 일승(一乘, 佛乘)의 법을 셋[보살승, 연각승, 성문승]으로 분별하여 말씀하신다.

小乘之人聞之歡喜以爲易行,修善進德求度生死,

그러면 소승(小乘)의 사람들은 그 말씀을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이것은 행하기 쉽다’고 생각하여 선을 닦고 덕을 키워 생사를 건너고자 한다.

後聞人說無有三乘,故是一道。以信佛語終不肯捨,如彼村人亦復如是。

그 뒤에 어떤 사람이 ‘삼승(三乘)이란 없고 하나의 길만 있다’고 하는 말을 들어도, 그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믿기 때문에 마침내 그것을 버리려 하지 않으니 그것은 저 마을 사람들과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