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거울 속의 자기 寶篋鏡喩


昔有一人貧窮困乏,多負人債,無以可償,卽便逃避.

옛날 어떤 사람이 몹시 가난하여 많은 빚을 졌으나 갚을 길이 막막했다. 그리하여 그 곳을 피하여 아무도 없는 넓은 곳으로 도망쳤다.

至空曠處,値篋滿中,珍寶有一明鏡,著珍寶上,以蓋覆之.

그때 그는 보물이 가득 찬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그 보물 상자 위에는 거울이 있었는데 그 거울이 보물을 덮고 있었다. * 篋 상자 협

貧人見已,心大歡喜,卽便發之.見鏡中人,便生驚怖,叉手語言:

가난한 사람은 매우 기뻐하며 그것을 열려고 하였다. 그런데 그 거울 속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매우 놀라고 두려워하여 합장하고 말하였다.

『我謂空篋都無所有,不知有君在此篋中,莫見瞋也.』

“나는 상자에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였는데 그대가 여기에 있는 줄은 몰랐다. 성내지 말라.”

凡夫之人,亦復如是,爲無量煩惱之所窮困,而爲生死魔王債主之所纏著,欲避生死入佛法中,修行善法,作諸功德.

어리석은 범부들도 또한 그와 같다. 나고 죽는 마왕(魔王)으로부터 한량없는 번뇌의 시달림을 받고는, 생사를 피해 부처님 법안에 들어와 선한 법을 행하고 온갖 공덕을 지으려 한다.

如値寶篋,爲身見鏡之所惑亂,妄見有我,卽便封著,謂是眞實.

그러나 보물 상자를 보고 거울 속의 제 얼굴에 미혹된 어리석은 사람처럼 망령되어 ‘나’가 있다고 생각한 나머지 곧 집착하여 그것을 진실로 여긴다.

於是墮落,失諸功德,禪定道品、無漏諸善、三乘道果,一切都失. 如彼愚人棄於寶篋,著我見者,亦復如是.

그것은 마치 저 어리석은 사람이 보물 상자를 버리는 것처럼, ‘나’라는 소견에 집착하는 사람도 또한 그와 같다.